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생생한 합기도 후기

또렷해질 때까지 흐릿해지기

2019년 11월 14일 목요일 21시 40분.

가토리신토류 수련시간 종료 20분을 남기고,

지부장님께서

"창헌이, 나기나타 잡아볼까~"

 

...... 대 박..

 

수련하던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"오~"하고

반응까지 해주시니,

마치 내가 멋진 시상식에서 수상자로

호명이라도 된 것처럼 흥분되고 감격스러웠다.

 

20여분간 첫 나기나타 수련을 마치고,

나는 나기나타를 꽉 쥐었던 것 마냥,

흐릿해지는 카타를 꽉 쥐고 있으려고 안간힘을 썼다.

 

멀어지려는 기억을 이교라도 걸어서

꼼짝 못하게 잡아두고 싶은 마음이다.

(4급이라서 이교도 잘 안되겠지만...ㅠ.ㅠ)

 

수련이 끝나고 맥주한잔 하러 가는 차안에서도 맥주 마시는 자리에서도,

오늘 배운 나기나타 1번 생각이 머릿속을 꽉

채우고, 몸과 손, 발도 기억을 붙잡으려

안간힘을 썼다.

 

지부장님께서는 그런 나에게

맥주 한잔하며 딱 잘라 말씀하셨다.

"어차피 잊어버리게돼.

그렇게까지 하는데, 다음날 기억 못하면 얼마나 바보처럼 느껴지겠냐?"

 

...... 이런, 또 대 박...

 

흐릿해지는걸 두려워하며 붙잡으려 하지말고,

또렷해질 때까지

그 흐릿해짐을 반복하라는 말씀이신가.

 

그래, 또렷해질 때까지 흐릿해지자.

 

옛말에 이런말도 있지 않던가.

'닥 도 닥 수'

닥치고 도장, 닥치고 수련.

 

새로운 도전이 시작됐으니까

설레이고 흥분된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면서

갑자기 나기나타로 4행시가 떠올랐다.

 

나. 나도 나기나타 시작했다.

기. 기냥 닥치고 수련하다보니 하게됐다.

나. 나와서 빨리 해야지 형창아. 너 속이 좀.

타. 타겠다.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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